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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 영상이야기

백만년만의 하주소 정모 후기

월요일은 새벽 출근해서 주간 업무 회의 준비, 회의, 업무 처리 하다보면 언제 시간이 흐른지도 모르게 정신없이 보내는 날입니다. 다행히 새벽부터 설치는 덕에 진이 빠져서 일찍 들어가는데 틈을 노려서 정모 공지가 떳네요.

장마비가 시작하는 시점이라 쏟아지는 빗줄기를 뚫고 여의도 침례교회 도착.

다행히 강동 서식이지만 직장이 일산 초입 행주대교 북단이라 막힘없이 갔네요. 그럼에도 늦은 이유는 퇴근 길에 불쌍한 신입 인턴 사원들 배달 하느라...

 

여튼 도착해서 전화하니 옆건물 망향 국수.. 망향이라니.. 이거 체인점 시작하게 된게 저희 교회 사무장하시다가 망향 국수 지점(본점은 연천에 있고 권사님이 따님) 대박 내면서 된거라 괜히 반가운데..

식당 들어서니 이거 식당 전세 내셨군요...ㅎㄷㄷㄷㄷ 테이블 2/3 점유하고 시끌벅적..

인사하기도 민망해서 인사 못하고 잽싸게 빈자리 착석. 아마 주문하고 많이 기다린듯 해서 쉽게 나올 비빔 주문 했더니만 제일 먼저 나와버리네요. 이거 대충 조금씩 덜어서 갯수 맞추신건가..

후루룩 하고 본당으로 다시 이동.

 

본당 4(?) 가서 발코니 중앙에 위치한 하우스 근처에서 데모 음악 들어봅니다. 그래도 우리는 교회 음향(!)모임이니.. 사실 본당은 십년도 넘게 전부터 우리 대삽님의 초대로 오던 곳이고, 갖은 추억들이 담긴 곳이었죠.

 

마이크 비교도 하고 .. 개인적으로는 잠깐 음향업계 담았을때 저희 믹서를 구매해서 납품 등으로 다녔었구요. 그런데 기억속에 있던 본당은 상큼하게 지워버려야겠더군요. 적벽돌에 클래식 하기 정말 좋아 보이던 건축음향과 이를 커버 하고자 메인스피커 펑션원 외에도 무대쪽의 k-array 스피커들을 도색해서 설치하고 딜레이 스피커들도 상당히 있었는데 그러한 기억들은 정말 사진으로만 남게 되었습니다. 찍어 놓은거 어디 있는지 찾아봐야쥐..

다행히 증거 사진들이 곳곳에~~~

 

스피커 숨기기 사진들 역시 교인 분들 중에 미술전공자분이 헌신하신걸로~~

 

리모델링 후의 본당은 예전 고풍스러운 이미지는 완전히 벗어버리고 마치 방금 신축한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게다가 음향은 잔향 0.7초라는 값을 얻을 정도로 처리했더군요. 신기한건 그럼에도 부자연스러움을 거의 느끼기 어려웠다는 겁니다. 이정도면 먹먹하다거나 답답한 느낌이 느껴질텐데 그냥 소리질러 보아도 적당하게 떨어져 주는 잔향 때문에 오히려 깔끔함을 느낄 있었습니다.  목표하신게 목사님 스피치가 가장 우선이다라고 하셨다는데 그점은 지금껏 돌아다니면서 어디서도 듣지 못한 스피치가 나올 같은 생각이 들더군요

데모음악 먼저 즐거운 맘으로 들었습니다. 중층에서 들어본 소리는 충분한 음압, ? 좋은데? 역시 펑션원~~ 이러고 있는데 알고보니 예전 쓰던 Res4 리퍼제품이네요.   잊버리긴 했지만 Res4 부드럽다(나쁘게 말하면 까랑까랑한 고역 부족, 새거는 별로 못듣고 맨날 낡은 녀석들만 듣다보니)였는데 생각보다 고역이 있어서 뭔가 했는데 리퍼의 능력이지 않았나 싶네요. 새제품으로 재탄생. 저역은 매립된 메인 우퍼가 그대로 날라들어오는 느낌. 중층에서는 지역마다 음압차이가 나는 느낌이었습니다. 벽쪽에서 뭉쳐 들어오는 느낌? 타고 들어오는건가? 싶었네요.

 

여튼 우리의 관심사는 중층이 아니니 내려가서 펑션원 에보를 들어보기로 합니다.

역시 좋네요. 음색이 이전 펑션원과는 다르다는 의견들이 있었고 저도 그런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그거야 토니옹 취향이 바뀌는 것일지도~~ 중층에서는 우퍼가 크다는 느낌이었는데 역시 본당에서는 적절했습니다. 벽면에서 조금 뭉치는 느낌은 있었지만 그정도야...전체적으로 좋은 발란스  어디를 가도 균일한 음압. 메인 스피커가 커버할 곳과 딜레이들이 담당할 곳을 확실히 나눈 느낌. 어쿠스틱의 확실한 보강으로 인해 여기저기 튀어나오는 소리들이 없으니 전체적으로 소리가 깔끔하게 떨어져주네요.

보통 이렇게 흡음처리를 경우는, 특히나 이렇게 신축이 아니라 리모델링인 경우, 설교자의 경우 분명히 어색함을 어찌할 없을 건데 어찌 처리했을지 궁금했습니다.

이런 경우 강대상위에서의 모니터 스피커 처리가 어찌 될지 ... 생각엔 요새 경향에 어울리지 않게 좁은 듯한 무대라는 생각을 했는데 덕분에 모니터 스피커를 매립해서도 전체 무대를 커버하게 되었더군요. 가장 인상적이었던건 강대상에서의 이질감이 거의? 전혀 느껴지지 않는 자연스러움이었습니다. 심지어 강대상 위에 놓인 직접음용 미니 사이즈 스피커가 필요 없을 정도로 자연스러우면서도 들리니 정말 좋네요. 그리고 모니터와 메인 스피커의 음색이 통일  되는 느낌이라서 메인을 켤때, 끌때의 차이가 크게 나지 않았습니다. 물론 건축음향으로 커버가 덕에 부채꼴임에도 되돌아와서 모이는 소리가 없는 것도 좋은 요인이 되어 같네요.

 

밴드쪽 무대는 인이어(역시 우리의 베링거) 깔려 있었지만 덤으로 재활용 스피커들도 바닥에 매립되어 있습니다. 믹싱만 한다면 무대 위의 적절한 앰비언스와 인이어의 조합이 가능하겠더군요. 지만... 생각엔 메인 소리가 어느정도 떨어지기때문에 굳이 사용할 싶네요.. 어떻게 하는지는 모르겠고~~

 

성가대에서 인상 깊었던건 성가대 모니터를 별도 두지 않고 좌석은 예전에 쓰던 쉐도우 스피커(케이어레이) 재활용해서 붙이고 뒷쪽은 천정 쉴링 스피커를 적극적으로 사용한 것이었습니다. 굳이 사이즈 여기저기 다는 보다 나아보였습니다. 물론 성가대 천정이 낮기 때문에 좋은 효과를 보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지 않으면 지향성이 거의 없는 쉴링 스피커 특성상 엄청 지저분해질 있으니 말이죠.  성가대 마이크 역시 숍스와 어쓰웍스의 조합으로 구성 되어 있었습니다. 특히나 스탠드형으로 쓰이는 어쓰웤스(아마 FW730?) 명성은 자자하더군요. 어느분이 8자라고 하던데 홈피에서 확인한건 카디오드 타입과 수퍼카디오드의 두가지 모델이 나오네요. 8자로는 이렇게 명성 얻기 어려웠을듯..

영상은 정말 가격대 성능비 최고로 구성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영상계의 베린져? 블랙매직을 기본 시스템으로 구성했습니다. 예전 같으면 각종 컨버터, 자막기, 스위쳐 장비를 랙에 쌓아 놔야 하는데 방송실 옆에 있는 영상 랙을 보니 이게 다야?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스위쳐와 컨트롤러를 기본 조작 시스템으로 가져가고, 디지털에서 가장 문제가 있는 딜레이 문제를 해결하는 장비가 있었던듯. 요새 유행하는 LED보다 유연성이 높은 프로젝트를 활용한 무대 화면 구성으로 설계가 되어 있습니다. 데모 화면은 외주 제작 답게 모두들 많이 보셨겠지만 너무나 어울리게 송출이 되었었구요. 아직은 예배때 적극적으로 사용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전담 인력 채용되고 운영 방식이 정해지면 정말 아름다운 예배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적어도 행사 예배때는 정말 부러운 화면 나올듯.

 

이렇게 두어시간 시스템을 즐겨보고 FOH 모여서 단체 사진 찰칵.

그리고는 교육관 메인 홀로 이동해서 질의 문답 시간을 가졌습니다. 사실 이날 정모의 핵심은 항상 그렇듯이 탐방후 질답 시간이죠.

저는 건축이든 음향/영상 시공이든 항상 교회의 실력만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훌륭한 업체가 와도 좋은 컨설턴트가 와도 결국 교회의 수준만큼 되더군요. 그러니 여의도 침례교회의 수준만큼, 교인들의 수준만큼을 우리는 보게 된거죠. 인상의 90%? 보낸 교인으로써의 대샵이 있고, 교회를 알고 업계를 아는 이가 메니징을 하고 본인의 모든 역량을 다해 업체와 컨설턴트들, 설계, 감리를 모았으니 자체로 드림팀이 되어버린거죠.  사실 통합제어, 음향, 영상, 조명 등의 장비 구성과 운영 방식을 보면 이미 교회에서 요구하는 바를 알고 있고, 교회가 모르는 것들은 뛰어난 엔지니어들이 아이디어를 내놓고 가치를 교회가 판단하는 과정을 통해 최적화(가격대비해서도)되어 가는 과정이 있었을 같습니다.

 

이러한 교회 탐방에서 가장 흔히 하게 되는 오해가 이정도 규모의 예산이면 이정도 있는 같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겁니다. 문답시간에 얘기해준것처럼 교회의 케이스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는게 맞을 같습니다. 이는 교회가 덕이 되게 했느냐 안했느냐와는 무관하게 교회의 실력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탐방을 통해서 얻어가는 것은 많이 공부하고 많이 준비해야겠다는 것입니다. 전업으로 교회일 하는 이들이 많지 않는 한국 교회 상황에서 봉사자로 교회 시공을 조율하는건 아무래도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주소에서 처음 운영진으로 활동하게 되었을때는 저희가 직접 컨설팅에 무료 시공까지 했었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형편이 되는 교회 분들의 부탁이 들어오면 좋은 컨설턴트를 선정하셔서 작업하시면 좋겠다라고 항상 말씀드리곤 했었는데, 어느순간 컨설턴트라는 명함으로 교회를 젖고 다는 분들이 생기더군요. 교회의 복잡한 내부 사정들, 사정들을 파고드는 업체와 컨설팅 업계, 아무 소리 내지 못하는 방송실 봉사자.. 이러한 조합이 망하는 교회 공사의 표본이 되겠죠. 여의도침례교회는 이와 반대되는 준비가 교회였었던거죠

사실 대샵이 부러운건 저도 실력을 키우고 준비해서 우리 교회가 정말 필요할때 이런 결과물을 내놓을 있는 환경에 있었으면 좋겠다.. 라는 건데..ㅎㅎ

 

죙일 쏟아지던 장마빗 속에서 강동파(라고 해봐야 동준집사님과 집사님 팬인 명성교회분) 셋이 돌아왔습니다. 오는 길에 명성교회 방송실은 봉사자 한분 생겼고~~ㅎㅎ

 

아마 2000년정도부터 하주소 재모임 시작했던것 같은데 15년이 넘게 지나서도 여전히 모일 있다는게 하나님의 은혜다 싶습니다. 모임의 리더분들도 참석해 주시고 처음뵈는 분들은 분들대로 반갑고, 간만에 만난 여러분들은 그대로 반가웠습니다.

 

하주소라는 모임이 항상 그자리에 그러한 모습으로, 변함없이 지키고 있음으로 누구나 찾고 싶을 찾아갈 있는 그러한 모임으로 남았음 좋겠습니다. 이제 한살두살 먹어가고 회사일로 여러가지 상황으로 바쁜 중에서도 이렇게 모임들을 찾아주고 수다를 떨며 정보를 풀어주는 고수분들, 열정을 가지고 낯선 곳을 찾아주시는 모든 회원  분들, 우리 모두에게 하나님께서 항상 함께 해주시리라 믿습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그힘든 교회 방송실 사역을 어찌 있겠습니까? 모두들 반갑고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