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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

MS Build 2015를 보면서..

팔십년대 마지막 학번으로 전자공학과에 입학한 이유는, 국민학교 때부터 뭔가 전자적인 걸 만들고 싶기도 한거지만 중학교 입학해서 처음 본 수학샘의 애플 컴퓨터와 이후 베이직을 비롯한 컴퓨터 때문이었던것 같다 . 그럼에도 막상 들어간 전자과에선 코딩할 일도 거의없었고 직장을 하드웨어로 결정한게된 이후로 지금껏 거의 하드웨어 가이로만 살아온 나에게 코딩은 여전히 접근하지 않겠다는 굳은 결심을 가지게 된 몇 안되는 분야이다.

뜬듬없이 이런 개인사를 언급한건 어제 오늘 본 ms build 2015키노트를 보고난 이후 그런 생각의 변화를 가져오게 되지 않을까 하는 흔들림을 느꼈기 때문이다.


과거, 코딩과 개발이 불분명 하고 코딩 능력이 있어야 이후 아이디어를 구현하던 기능을 구현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젠 아이디어가 있다면 그걸 구현하는 건 어떤식으로든 해줄 수 있는 툴이 준비가 되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하나의 문법에만 익숙하면 여러 os에 포딩을 간단히 하거나, 대규모 웹베이스 기반의 서비수 조차도 비전공 관리자로 처리가 가능한..

장장 세시간에 걸친 키노트의 앞부분을 정확히 이해했는지 전공분야가 아니라 확실하지않아 아쉬웠지만 적어도 이제 MS가 칼을 빼들었다는 건 느낄 수 있었다.

마치 우리가 못해서 서비스를 못하던게 아니야! 라고 소리치는 듯한 느낌?

개발자 컨퍼런스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비지니스 측면에서 가능한 생태계(eco system이라는 단어가 계속 등장. 특히 처음 부분에)를 언급하면서 우리 생태계에 들어오기만 해주시면 다 해드릴께요.. 라는 

유저로써는 중,후반부에 나오는 내용들이 훨씬 더 직접적이고 흥미로운 내용들이었지만, 사실 그보다는 전체적인 흐름이 더 중요하게 느껴지기는 했고.

인상적인 면 1.

다들 왜 이렇게 PPT를 잘하는거지? 사장 이하 나오는 모든 매니져들, 임원들이 모두 전체적인 맥락을 정확히 꿰뚫어 주고 군더더기 없이 시원시원하게 발표하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이거 내가 다 한거거든? 하는 자신감까지도 느껴지던? 현대 키노트의 원조라는 애플사 보다 훨씬 매끄럽고 충실한..

더 인상적인건 거의 세시간에 달하는 동안 진행되는 내용들이 언제 지나간지 모르게 흘러갔는데 아마 그 이유는 발표한 내용 하나하나가 모두 인상적이었다는 것을 의미하리라.

인상적인 면2.
이제 다른 회사, 산업계 전체를 배려하는건 없다. 사실 우리가 다 할 수 있는거였거든? 하는 느낌. 
iOS, Android 개발 코드까지도 변환 지원하겠다는거, 비주얼 스튜디오 에디트 무료 배포-게다가 대부분의 OS에.. 등등 다 뿌려대는.

인상적인 면3.
홀로렌즈. 이거 서핑해보니 별도의 데모룸까지 나중에 운영하는 것 같은데, 시연만큼이나 굉장하다는 걸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음. 특히나 단순히 기술적으로 구현이 가능하다는게 아니라 실제 UI까지 완벽히 구현해 냄으로 우리가 실제 뭘 할 수 있다는 걸 거의 양산품의 품질로 내 놓았다는거.

인상적인 면4.
1 Billion(10억)대 언급을 후반부에 계속함으로 개발자들을 자극하긴 하는데, 이 댓수를 달성할려면 결국 윈도우폰 내지는 임베디드 시장인데 과연 어떻게 구현할지가 관건.

사실 가장 인상적인 건 여러 앱들이나 관련 회사들 제품이나 시스템등을 소개하는 데, 가장 먼저 무대에 올린게 작곡가의 앱이라는거다.
불과 한달(몇달 걸렸을거 같다는 CEO에 한달 걸렸다고 대답하는 것 같은데 리스닝 부족이라..)만에 비전공자 만들어낸 앱을 올림으로 우리 생태계 안에 들어오기만 하면 당신들이 가진 아이디어를 당신들 손으로 만들어 내도록 해주겠다.. 라는 거.
이 점이 너무나 충격이어서 이 글의 서두에 난 이미 코딩 따윈 이십년 전에 안하기로 작심한 사람이라는 걸 언급한 거였는데... 이제 고민이 되는게 그 생각 취소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

문제는 MS가 제공하는 이런 수많은 기능 들을 이젠 하나의 기능이나 제품으로 완성되는게 아니라 전체적인 시스템으로 제공한다는거다. 이는 가장 기본적인 지식들을 이해하고 써야지 이러한 제품군의 융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한 이해까지도 MS에서 이미 제공을 하고 있으나 문제는 문화와 언어 장벽으로 우리의 일반 유저나 개발자들이 시스템 전체를 완전히 이해하고 접근하지 못하는 점들이 많다는 거다. 그걸 개발자들은 '게네들 제품을 그대로는 가져다 쓸 수 없어요. 다 커스터마이징 해야해요. 아님 별도의 코딩으로 모듈들을 개발해야해요' 라고 얘기하는걸 종종 듣는데 이 키노트를 보고난 느낌은 그런 개발자들이 과연 이러한 환경을 다 이해하고 제품을 개발할까 하는 의심이다.

특히나 해외 시스템을 가져다 써야 하는 국내의 환경은 더욱 그러하다. 사실 IT뿐 아니라 산업의 거의 전분야에서 유사한 현상을 보고 있기에 의구심은 더 짙어진다. 코딩이든 하드웨어든 개발자 10년을 해도 맨날 어플리케이션에 급급하고 문제 해결에 급급하지 기초 분야를 분석해 본적이 있을까 싶기에 더욱 그러하다.

MS든 구글이든 애플이든 이들이 강력한 이유, 인텔이든 혹은 3,40년씩 된 작은 규모의 제조사들이 여전히 강력한 이유는 본인들의 제품에 대해 머리카락 하나까지도 자신들이 다 알고 있기에 그러한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까지 얼추 20년 하드웨어 개발을 해온 것 같고 (뭐 한분야만 한건 아니지만) 앞으로도 20년은 직딩을 해야할 나로서는 지금이라도 기초 지식 하나하나에 더 충실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되는 이유.

http://www.buildwindows.com/

http://channel9.msdn.com/Events/Build/2015/KEY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