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11일 수요일 저녁 7:30
몇주 전쯤 교회 청년에게서 메시지를 받음. 본인이 활동하는 합창단에서 공연을 한다고..
평소 관심있던 합창단이고 게다가 가까운 곳에서 하고 그날 생일이라는 핑계로 군에 갔던 아들도 휴가를 나오기로 되어 있어서 딸아이들은 스케쥴 때문에 포기하고 세식구 가기로 하였습니다.
충분히 예배 시작전에 갔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본당층은 다 차서 중층으로 올라 가서 다행히?도 앞쪽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고 받았던 두툼한 순서지는 단순한 순서지가 아니라 악보들이 들어 있었고 조금 있으니 앞에 합창단원 중 한명이 올라와서 그 악보들을 모두 불러 보기 시작합니다. 이거 뭐지?
그리고 설명을 들으니 그냥 합창단 공연이 아니고 전례 예배의 틀을 가지고 드리는 합창 예배였네요.
베스퍼스 합창단은 역시 생각했던대로 앳된 그렇지만 정갈한 사운드를 내주는 좋은 합창단 이었고 중층에서 듣는 합창은 잘 정제된, 그러면서 젋은 구성원에 맞게 깔끔한 사운드를 내어 주었습니다.
예배는 베스퍼스의 합창과 회중 찬양, 그리고 중간중간 아마 강동교회 교인분들인듯 싶은 다양한 계층의 분들이 성경을 봉독하는 순서들로 짜여 있었습니다.
이러한 순서로 인해 좋은 합창이 끝났다고 해서 박수를 치거나 하는 인터럽트가 없어서 선곡된 곡들과 그 흐름이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유지되었고 마치 중세시대의 어느 성당에서 예배를 드리는듯한 느낌이었습니다.
회중창의 경우도 단순히 찬송가처럼 멜로디만 하는게 아니라 데스칸트는 물론이고 응답송의 형태, 솔로와 합창, 회중창의 순환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되었고 그럼에도 혼란스럽지 않고 곡에 맞도록 정갈하게 짜여졌습니다.
교회가 크지 않아서 회중창의 크기와 합창단의 크기도 적절했던 것 같고, 굳이 전기음향의 확성없이 딱 적당한 크기여서 어쿠스틱 합창의 묘미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저희처럼 몇천석씩 되는 큰교회에서는 이런식의 예배가 불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구요.
여튼 12월 대강절을 보내면서 그 시작의 즈음에 들어본 너무나 아름답고 멋진 예배와 합창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