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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

조국 사태에 대한 중상.

작년 어느때쯤인가 '입시왕' 이라는 팟캐스트를 정주행했습니다.

그 이전에 정주행했던 그 유명한 '지대넓얕'이라는 팟캐스트에서 가끔 언급되어서 무슨 내용인지 궁금하다가 둘째아이 진학 있고 해서 듣기 시작했다가 내가 알던 것과는 너무나 다른 입시 환경에 깜놀하며 계속 듣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1회부터 정주행이 되어 버렸더랬죠.

이 친구들 시작이 14년도 였으니 전년도 입시부터 언급이 계속 되어 실제로는 13년도 상황부터 계속 따라 들어오게 되었고 그러면서 해마다 달라지는 입시상황을 거의 5년치를 한번에 듣게 된 셈이었습니다.

금번 조국 장관의 딸 얘기를 처음 들었을때 각 언론들과 여,야 가릴것 없는 수많은 이들이 물어 뜯을 때 든 두가지 생각이 있는데 하나는 니들이 이 복잡한 입시를 이해하고나 이런 얘기 하는가 하는 점과, 동시에 사람을 나쁘게 보려면 항상 자기 기준으로만 보는구나 하는 점이었습니다.

또 하나는 젊은 친구들이 촛불을 든다고 했을때인데, 이부분은 미묘한게 딸과 동시대에 입시를 치룬 애들이 이 상황을 모르고 나서는가 하는 점인데 지금 찾아보니 이 친구들의 인터뷰는 거의 없는거 같다. 대신 지금 학부생들의 경우는 자기들의 입시 상황을 기준으로 그대로 이 사건을 바라본다는건데 이게 참 한심하기 그지 없고 그것도 소위 SKY라 하는 이들이 그런 언론의 앞뒤 맥락없는 주장을 그대로 믿어버리는건가 하는 거였죠.

사실 정주행하면서 이 진행자들(입시컨설턴트들)이 해마다 입시 요강이 나올때마다, 정책이 나올때 마다 하던 얘기가 이젠 이게 안되고, 이게 불가하고 하는 것들이었음. 왜냐하면 수시 제도가 생긴 이래로 지금 언급 되는 불합리함으로 외부상 수여 경력, 논문 이력, 외부 활동 이런게 점차 생기부에서 사라지게 되었고 그러면 다른 방식으로 생기부를 채워가는 식으로 형태가 바뀌어 왔기 때문입니다. 생각해보면 몇년전만 하더라도 생기부를 백페이지를 쓴다느니, 자소서를 파일로 낸다느니 하는게 유행이었죠.  지금은 그런게 다 불가해서 심지어 생기부의 각 항목당 글자수까지 제한이 되고 있는 상황이구요.. - 아직 고1 아빤데 이런걸 벌써 아는지... 아빠의 무관심이 입시에 중요 요소라는데.

심지어 처음 입시에 대한 충격을 받았던 2016년도 방영했던 EBS의 '공부의 배신'이라는 다큐에서도 당시 특목고 아이들이 어떻게 선발되고 학교에서 어떻게 컨설팅하고 준비하는지를 봐도 대번에 알 수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과학고 하위권 아이들도 수시를 어떻게 준비하고 얼마만큼의 서류를 내는지가 그대로 보여지는..

이런 상황을 이미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당시 교육계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잘 아는 상황임에도 당시 한영외고라는 특목고를 다니던 아이가 학교의 추천으로 진행되는 각종 프로그램에 충실히 따르는 걸로 보이는 그야말로 전형적인 성실한 특목고 아이로 보이는 학생을 마치 엄청난 비리로 학교에 입학하고 엄마 입김으로 뭔가를 하고 대학과 의전원에 진학한 걸로 포장하는 걸 보면서 이 사회가 얼마나 부조리한 사회로 가고 있는지를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덤으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시한번 정시 선발, 학력고사 얘기를 하는 목소리가 올라오는데 그건 본질이 아니라는걸 분명히 하고 싶습니다. 지금 대입 시스템을 보면서 갖는 가장 큰 걱정은 고등학교 비평준화입니다. 이미 고등학교는 70년대 평준화 이전 보다 더 심각한 형태의 비평준화가 이루어진 상태이고, 전국 중학교의 상위 10% 이상의 학생들이 분리되어 고등학교부터 자기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살아가고, 좋은 대학에 진학해서 좋은 직장에 좋은 자리로 들어가는 이러한 사회가 이미 지난 20년간 고착화된 느낌입니다. 앞서 예전에 포스팅한 기사처럼 현재 판사의 출신고별 비중에서 경기고보다 대원고가 더 많아 진 상태로 예상되며 이 친구들은 평범한 사람들과는 엮일일이 별로 없어 청소년기를 보내고 그러한 자기 주변의 삶의 기준으로 판결을 내리고 그러한 판결들은 일반의 법감정과는 너무나 큰 괴리가 있는 판결들이 될거고 그러한 판결들은 갈수록 많아 질것을 예상할 수 있을겁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일들이 사회 곳곳에서 벌어 질거라는 거죠.

이러한 관점에서 국회의원들이 자기들의 삶의 경험과 상황으로 조국을 재단하니 이랬겠지, 저랬겠지 라는 판단을 하게 되는 거라고 봅니다. 꼭 그들만 그러는 것도 아닐거고..

사실, 이제 이 사건은 조용히 뭍혀 가는듯 보이는데.. (웃기는게 어느 하나 사과하는 놈 없다는게 더 열받지만.. 그렇게 심각하다고 해놓고 조용히 넘어가면 그게 더 큰 문제 아닌가?) 이 일은 절대로 있지도 않았던 누군가의 비리를 벌리는 수단으로써가 아니라 지금의 사회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일로 봐야 할거라고 봅니다.

PS)지금 정시로 대입 하자는 주장은 일반고 아이들은 아예 소위 말하는 상위권 아예 보내지 말자는 말과 동일한 거라는 걸 분명히 알아야합니다. 예전 학력고사처럼 1등부터 줄세워 원하는 대학들어가면 일반고 애들은 전교 1등도 SKY는 커녕 중경외시도 힘들겁니다.